살다 보면, 혹은 일을 하다 보면 유독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 한국말로 대화하고 있는데, 마치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시스템처럼 데이터가 자꾸 유실되는 기분이 든다.
단순히 성격 차이일까? 내가 경험하며 느낀 '말 안 통하는 사람'들의 결정적인 특징 3가지를 정리해 본다.
1. 대화의 '맥락(Context)'을 이해하지 못한다
맥락이란 특정 사물이나 사건, 문장 등이 발생할 때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 상황, 그리고 전후 관계를 의미한다. 개발로 치면 현재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태 정보(State)와 같다.
이메일, 메신저, 혹은 대면 대화에서 유독 이 맥락에서 겉도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럴까? 지능의 문제일까? 내 경험상 그건 '노력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가 이 말을 왜 하는지, 지금 상황이 어떤지 고민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이다. 굳이 맥락을 읽으려 애쓰지 않아도 손해 볼 게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결국 맥락 파악은 지능의 영역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예의'의 영역이다.
2.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
많은 대화가 오가지만, 그들은 지독할 정도로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그리고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낸다. 대화(Dialogue)가 아니라 두 개의 독백(Monologue)이 교차하는 것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태도가 주로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다. 왜일까? 답은 간단하다. 그래도 되니까. 상대의 맥락을 살피고 경청하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작업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그 에너지를 쓸 필요를 못 느낀다. "내가 굳이 네 사정까지 알아야 해?
내 말이나 잘 들어"라는 오만함이 무의식에 깔려 있다. 결국 불통의 근원은 관계의 불균형에서 온다.
3. 사실, 문제는 나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상대를 비판하다 보면 문득 서늘한 자기검열에 빠진다. '그렇다면 나는 완벽한가?'
나 역시 내 편견이라는 필터에 갇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맥락에 맞게 글을 쓰고 말하고 있는가?
시니어라는 위치, 혹은 내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타인의 맥락을 '안 읽어도 되는 것'으로 치부하며 게을러지지는 않았는가?
소통의 오류를 상대의 탓으로 돌리기는 쉽다.
하지만 진정한 소통은 내가 먼저 '맥락을 제대로 전달했는지'를 점검하고, 나 또한 '경청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
특히 대화 중 상대의 말을 들을 때, '다음에 무슨 말을 하지?'라는 계산을 내려놓으려 노력한다. 그저 온전히 100% 흡수하겠다는 마음으로 경청하는 태도,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소통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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