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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2026-09-0122분 읽기 • 👀 4

외부 변수를 대하는 사람의 태도는 왜 다를까? —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의 태도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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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던 어느 날이었다.

고객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난번에 확정했던 프로세스를 조금 변경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개발팀 분위기가 순간 무거워졌다.

누군가 말했다.

“또 바뀌어요?”

다른 사람이 말을 받았다.

“아니, 이럴 거면 처음부터 제대로 정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틀린 말은 아니다.

이미 개발한 것을 다시 수정해야 한다.

테스트도 다시 해야 하고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분이 좋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 경험이 많은 한 사람이 말했다.

“고객 쪽에 뭔가 상황이 바뀐 것 같네요. 이유부터 확인해볼까요?”

확인해보니 고객사의 주요 거래처에서 새로운 요구사항이 들어왔다.

결국 우리가 상대하고 있던 고객도 자신의 고객에게 대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상황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고객에게도 고객이 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 고객에게도 일어나고 있었다.

외부 변수를 대하는 사람의 태도는 왜 다를까? —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의 태도 ② 이미지 1

경험이 부족할 때는 변화를 ‘예외’라고 생각한다

처음 프로젝트를 할 때는 일이 이런 순서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요구사항을 확정한다.

설계한다.

개발한다.

테스트한다.

오픈한다.

그리고 끝.

그래서 중간에 무엇인가 변경되면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왜 처음부터 정하지 않았지?”

“왜 이제 와서 바꾸지?”

그런데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하다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실제 세상에서는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확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고객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사용자의 반응이 예상과 다를 수도 있고,

경영진의 판단이 바뀔 수도 있고,

예산이 줄어들 수도 있고,

법과 규정이 바뀔 수도 있다.

경쟁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공학에서도 요구사항 변경은 단순한 관리 실패가 아니라 고객 요구, 시장, 조직 환경, 정책 등의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때로는 불가피한 소프트웨어 개발의 일부로 본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변경 자체를 없애는 것보다 변경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그래서 나는 경험의 차이가 이런 데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부족하면 변화를 예외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쌓이면 변화를 조건으로 생각한다.


숙련자는 변화를 막는 사람이 아니라 흡수하는 사람이다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미래를 모두 맞힐 수 있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일 수 있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또 생길 수 있다.”

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된다.

그래서 숙련된 사람은 모든 변수를 없애려고 하기보다 변수가 발생했을 때 충격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한다.

고객 요구사항이 자주 변한다면 변경을 막으려고 싸우는 것보다,

어디까지 확정하고 개발을 시작할지,

변경이 발생하면 영향 범위를 어떻게 확인할지,

일정과 비용은 어떤 기준으로 다시 계산할지,

누가 최종 결정을 할지,

변경 이력을 어떻게 남길지를 정한다.

실제로 요구사항 변경 관리 연구에서도 변화의 식별, 영향 분석, 비용 추정이 중요한 관리 영역으로 제시된다.

같은 변경이 발생해도 프로세스가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충격은 다르다.

그래서 경험은 단순히

“나는 이런 일을 많이 해봤다.”

가 아니다.

“이런 일이 생길 것을 전제로 일을 설계할 수 있다.”

에 더 가깝다.


외부 변수는 회사 어디에나 있다

이 이야기는 고객 요구사항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사람이 갑자기 퇴사할 수 있다.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

회사 전략이 바뀔 수 있다.

담당 임원이 교체될 수 있다.

잘 성장하던 시장이 갑자기 침체될 수도 있다.

AI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내가 하던 업무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모두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직장인의 실력에는 어쩌면 두 종류가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을 잘하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능력이다.

나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두 번째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주니어에게는 비교적 명확한 일이 주어진다.

하지만 리더가 될수록

정답 없는 문제,

계획에 없던 문제,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문제를 더 많이 만난다.

그래서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문제가 없어지는 과정이 아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놀라지 않게 되는 과정에 가깝다.


그런데 왜 우리는 남의 변수에는 유독 엄격할까?

여기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있다.

개발자가 버그를 만든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버그가 있을 수도 있죠.”

일정이 조금 늦어진다.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고객이 요구사항을 바꾸면 말한다.

“그걸 왜 처음부터 생각하지 못했죠?”

고객 담당자가 결정을 번복하면 말한다.

“자기들도 뭘 원하는지 모르는 것 아닙니까?”

이상하지 않은가.

나의 실수에는 사정이 있고, 상대의 실수에는 능력 부족이 있다.

우리는 자신의 실패를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다른 사람의 실패는 그 사람의 문제라고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에서 남을 탓하는 문화가 퍼지면 학습과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외부 변수를 대할 때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완벽하지 않은데 왜 고객에게는 완벽하기를 요구하고 있을까?

고객도 사람이다.

고객 회사도 조직이다.

그곳에서도 잘못된 판단이 나오고,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뒤늦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물론 그렇다고 고객의 모든 변경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뜻은 아니다.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것은 다 받아준다는 뜻이 아니다

이것도 중요한 구분이다.

고객 중심이라는 말을

“고객이 해달라는 것은 전부 해준다.”

라고 이해하면 안 된다.

변경 비용이 크다면 이야기해야 한다.

“이 변경을 반영하면 오픈 일정이 일주일 정도 늦어집니다.”

기술적으로 위험하다면 설명해야 한다.

“현재 구조에서는 이 방법보다 다른 방식을 권장합니다.”

계약 범위를 넘어간다면 그것도 이야기해야 한다.

“이 부분은 기존 범위를 넘어가므로 추가 협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오히려 프로의 태도다.

유연함은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이해하고, 영향도를 계산하고, 선택 가능한 대안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초보자는 변경을 받으면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또 바뀌었네.”

숙련자는 질문한다.

“무엇이 바뀌었고, 어디까지 영향을 주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지?”

같은 문제를 두고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태도는 감정이 아니라 감정 다음의 행동이다

나는 회사에서 짜증을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짜증 날 수 있다.

열심히 만든 것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데 즐거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짜증이 났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다음에 무엇을 하느냐다.

“왜 또 바뀌는 거야.”

라고 한마디 할 수 있다.

그리고 노트북을 열어 영향 범위를 분석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왜 또 바뀌는 거야.”

에서 하루 종일 멈춰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태도를 이렇게 생각한다.

감정은 순간적으로 생기는 것이고,
태도는 그 감정을 가지고 무엇을 하기로 선택하는가다.


변화를 싫어하는 것과 변화를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

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면 또 하나의 위험이 있다.

경험이 쌓이면 모든 변화에 유연해지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냉소가 쌓일 수도 있다.

“또 바뀔 거야.”

“해봐야 소용없어.”

“회사 원래 그래.”

1편에서 이야기했던 냉소형 투덜이다.

이 사람 역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변화가 발생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냉소적인 사람은 어차피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움직이지 않는다.

둘 다 결과는 비슷하다.

그래서 진짜 경험은 단순히 지나간 프로젝트 숫자로 측정하기 어렵다.

경험이 내 선택지를 늘렸는가, 아니면 내가 안 된다고 말할 이유만 늘렸는가.

이 질문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회사도 완벽하지 않다.

고객도 완벽하지 않다.

동료도 완벽하지 않다.

그리고 나도 완벽하지 않다.

우리가 일하는 현실에는 언제나 외부 변수가 존재한다.

중요한 고객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고,

프로젝트 일정이 달라질 수도 있고,

시장이 움직일 수도 있다.

그때마다 세상을 탓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계속 붙잡고 있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변화가 발생한 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더 가깝다.

그래서 나는 경험이 쌓인 사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아는 것이 많다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변수가 생겨도 덜 흔들리는 것.

문제를 사람 탓으로 돌리기 전에 이유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다음 선택지를 만들어내는 것.

어쩌면 프로란 완벽한 환경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불완전한 환경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음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외부 변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회사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프로세스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계속 불평해야 할까.

아니면 바꾸거나, 받아들이거나, 떠나는 선택을 해야 할까.

다음 글에서는 불평에서 멈추지 않고 문제 해결형 사람으로 바뀌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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