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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2026-09-0121분 읽기 • 👀 3

1:1을 하는데도 팀원이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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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의 반응.

1:1을 하는데도 팀원이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 이유 이미지 1

“팀장님, 잠깐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오후 4시쯤 준호가 서현의 자리로 찾아왔다.

평소와 조금 다른 표정이었다.

회의실에 들어가 문을 닫자 준호가 말했다.

“저… 퇴사하려고 합니다.”

서현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준호와는 매달 1:1을 하고 있었다.

바로 일주일 전에도 물었다.

“요즘 힘든 일 없어요?”

“제가 도와드릴 건 없고요?”

그때 준호는 웃으며 말했다.

“네. 괜찮습니다.”

서현은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오히려 자신은 꽤 괜찮은 팀장이라고 생각했다.

1:1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었고, 팀원들에게 항상 말했다.

“문제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하세요.”

그런데 퇴사를 이야기하는 준호의 입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몇 달 전부터 좀 힘들었습니다.”

서현이 물었다.

“그런데 왜 한 번도 이야기 안 했어요?”

준호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말씀드리긴 했습니다.”

서현은 그 말을 듣고 멈칫했다.


서현은 물었지만, 준호는 이미 답을 배웠다

두 달 전이었다.

준호가 1:1에서 말했다.

“팀장님, 지금 일정으로는 출시일을 맞추기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서현은 곧바로 물었다.

“어떤 부분이 어려운데요?”

준호는 개발 일정과 고객 요구사항을 설명했다.

서현은 잠깐 듣더니 말했다.

“다른 팀은 된다고 하는데 우리만 안 된다고 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리고 덧붙였다.

“일단 최대한 해보고 안 되면 그때 이야기하죠.”

서현에게는 별 의미 없는 대화였다.

팀장으로서 팀원을 독려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준호에게는 달랐다.

그날 준호가 배운 것은 하나였다.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일단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회사에서는 편하다.

한 달 뒤 서현이 다시 물었다.

“요즘 업무하면서 힘든 건 없어요?”

준호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괜찮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괜찮아서 한 말이 아니었다.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안전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됐다.

준호가 말했다.

“요즘 회의가 너무 많아서 집중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서현은 공감했다.

“맞아요. 저도 회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다음 달에도 준호가 같은 이야기를 했다.

서현은 다시 말했다.

“저도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세 번째 1:1에서 서현이 물었다.

“요즘 불편한 건 없어요?”

준호는 말했다.

“없습니다.”

문제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말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었다.


서현은 퇴사 면담이 끝난 뒤 한동안 그 장면을 생각했다.

자신은 분명 계속 질문했다.

그런데 질문과 신뢰는 다른 문제였다.

리더는 자신의 말을 기억한다.

“나는 언제든지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하지만 팀원은 리더의 말을 기억하지 않는다.

내가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때 리더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기억한다.

서현은 그제야 자신이 1:1을 조금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은 질문을 준비하면 좋은 1:1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번 노트에 질문을 적어갔다.

“최근 어려운 점은?”

“제가 도와줄 것은?”

“커리어 고민은?”

하지만 정작 준호가 답을 했을 때 자신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돌아본 적이 없었다.


“왜 나를 못 믿지?”에서 질문이 바뀌었다

예전의 서현이었다면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왜 나한테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제 질문이 조금 달라졌다.

준호는 왜 나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을까?

둘은 전혀 다른 질문이었다.

팀장과 팀원은 처음부터 완전히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

팀장은 업무를 배정한다.

성과를 평가한다.

승진과 연봉에도 영향을 준다.

그런 사람에게

“저 사실 이 업무가 너무 힘듭니다.”

“팀장님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요즘 이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니 팀원이 말을 조심하는 것은 이상한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

서현은 그때부터

“왜 나를 못 믿지?”

대신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이 사람이 다음번에는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몇 달 뒤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준호는 퇴사를 철회한 상태였다.

문제가 모두 해결됐기 때문은 아니었다.

퇴사 면담 이후 서현이 먼저 말했다.

“준호 씨, 제가 하나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요.”

준호가 쳐다봤다.

“제가 계속 편하게 말하라고 했는데, 정작 준호 씨가 불편한 이야기를 했을 때 제가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바로 답부터 하지 않겠습니다.”

준호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신뢰는 사과 한 번으로 바로 돌아오지 않았다.

서현도 그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얼마 뒤 1:1에서 준호가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도 일정이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예전 같았다면 서현은 바로 물었을 것이다.

“왜요?”

“방법은 없어요?”

“그래도 맞춰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에는 달랐다.

“어떤 부분이 가장 위험해 보여요?”

준호가 설명했다.

서현은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제가 지금 해결책을 같이 찾으면 좋을까요? 아니면 오늘은 상황을 먼저 들어드리는 게 좋을까요?”

준호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단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날 서현은 해결책을 하나도 제시하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회의처럼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며칠 뒤 서현이 준호를 찾아왔다.

“지난번 이야기했던 일정 문제 있잖아요.”

“네.”

“A 업무는 다른 팀에 넘길 수 있게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 수요일 오전에는 회의를 잡지 않기로 했어요.”

준호가 말했다.

“진짜요?”

“일단 두 주 해보고 효과가 있는지 다시 이야기해봐요.”

작은 변화였다.

프로젝트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준호에게는 중요한 변화가 하나 생겼다.

내가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구나.

그리고 또 하나.

내가 말하면 아주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구나.


준호의 대답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두 달 뒤 1:1.

서현이 물었다.

“요즘은 어때요?”

예전 같으면 준호는 반사적으로 말했을 것이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사실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서현은 노트북에서 손을 뗐다.

“네. 말씀하세요.”

준호가 말했다.

“요즘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어려운 이야기였다.

서현은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다.

혹시 다시 퇴사하려는 건가.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

어떻게 붙잡아야 하지.

하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생각을 언제부터 했어요?”

준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날의 1:1은 예정된 30분을 조금 넘겼다.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서현은 전과 달리 불안하지 않았다.

준호가 고민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고민을 숨기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Gallup의 조사에서도 관리자와 나눈 마지막 대화가 ‘매우 의미 있었다’고 평가한 직원은 많지 않았습니다.

의미 있는 대화는 꼭 길거나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15분이든 30분이든 중요한 것은 대화가 다음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좋은 1:1은 이런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듣는다.

기억한다.

행동한다.

다시 확인한다.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된다.


서현도 달라졌다.

예전의 서현은 1:1이 끝나면 생각했다.

오늘 질문을 잘했나?

이제는 다른 질문을 한다.

오늘 들은 이야기를 다음 1:1 전까지 나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준호도 달라졌다.

예전의 준호에게 1:1은

문제를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문제가 커지기 전에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 변화는 특별한 질문 하나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었다.

서현이 말을 잘해서도 아니었다.

준호가 갑자기 용감해진 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작은 경험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말했다.

받아들여졌다.

기억됐다.

조금 달라졌다.

그 경험이 쌓이면서 관계가 바뀌었다.


그래서 좋은 1:1의 성패는 면담 시간에 결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1:1이 끝난 뒤 리더가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다음 1:1의 깊이를 결정한다.

“편하게 이야기하세요.”

백 번 말하는 것보다,

어렵게 꺼낸 한마디를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팀원의 대답이 바뀐다.

예전에는

“괜찮습니다.”

라고 끝났던 대화가,

어느 날

“사실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로 시작된다.

그 변화가 생겼다면,

어쩌면 그때부터 진짜 1:1이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좋은 1:1은 팀원이 말을 많이 하는 시간이 아니다.

말해도 괜찮다는 경험을 반복해서 만드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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