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맛탱이 가기 쉬운 3가지 순간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이 나올 때가 있다.
“저 사람, 원래 저랬나?”
함께 상사 욕을 하던 동료가 팀장이 되더니 똑같은 말을 한다. 공정한 평가를 강조하던 사람이 자기 사람의 승진에는 유난히 관대하다. 예전에는 편하게 의견을 나누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말 한마디를 꺼내기도 조심스럽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보고 조금 거칠게 표현한다.
“저 사람, 맛탱이 갔네.”
그런데 남의 이야기로만 넘기기에는 마음에 걸린다. 나도 같은 자리에 앉고, 같은 대우를 받으면 얼마나 다를까. 특히 다음 세 가지 상황에서는 자신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 권한이 많아졌을 때
권한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내가 말을 시작하면 조용해지고, 별생각 없이 던진 의견도 진지하게 검토한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농담에도 웃어준다.
이 대우가 익숙해지면 착각하기 쉽다.
“내가 생각보다 판단력이 좋네.”
“역시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는구나.”
하지만 그 반응에는 내가 가진 결정권도 한몫하고 있다. 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면서도, 평가나 업무 배정에 영향을 줄까 봐 말을 아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걸 잊으면 의견을 묻는 태도부터 달라진다.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해놓고 다른 답이 나오면 불편해한다. 설명은 짧아지고, “그냥 이렇게 하세요”라는 말은 늘어난다.
그렇게 팀원들은 굳이 의견을 낼 필요가 없다는 걸 배운다. 회의는 빨리 끝나고, 나는 일이 잘 돌아간다고 느낀다.
권한이 커질수록 내 말을 따르는 사람은 늘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사람들이 얼마나 편하게 반대 의견을 내는지 살펴봐야 한다.
2. 가족과 친척의 승진에만 관대해졌을 때
가족이나 친척과 함께 일할수록 채용과 승진의 기준은 더 분명해야 한다. 가까운 사이에서는 누구나 사정을 더 많이 알고, 그만큼 마음이 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마음이 평가에 들어갈 때다.
다른 직원의 실수에는 “기본이 안 돼 있다”고 하면서, 가족의 실수에는 “아직 적응 중이잖아”라고 한다. 다른 직원에게는 성과를 증명하라고 하면서, 친척에게는 “일단 맡겨보면 잘할 것”이라며 기회를 준다.
당사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믿을 수 있고, 책임감도 있고, 앞으로 잘할 가능성도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직원들은 그 설명과 실제 대우를 함께 본다. 누군가는 몇 년 동안 기다린 승진을, 누군가는 관계 덕분에 쉽게 얻었다고 느끼는 순간 그동안 들었던 ‘공정한 평가’라는 말이 허무해진다.
겉으로는 축하한다. 속으로는 계산을 바꾼다.
“여기서는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어렵겠네.”
이후에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을 백 번 해도 예전처럼 들리기 어렵다. 직원들은 이미 회사가 누구에게 기회를 주는지 봤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을 추천하거나 승진시킬 때는 이 질문이 필요하다.
“이 사람이 내 가족이 아니어도, 같은 시기에 같은 자리를 줬을까?”
그 답을 다른 직원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3. 주변에 쓴소리해 주는 사람이 없어졌을 때
어느 순간부터 내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회의에서는 “좋습니다”라는 말만 나오고, 보고를 받으면 대부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편하다. 이제야 팀이 내 생각을 잘 이해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조용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돌아봐야 한다.
반대 의견을 냈을 때 끝까지 들어줬는지. 듣기 싫은 이야기를 한 사람에게 표정으로라도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는지. 회의가 끝난 뒤 따로 불러 “꼭 그렇게 말해야 했냐”고 묻지는 않았는지.
쓴소리를 했다가 피곤해진 경험이 쌓이면, 사람들은 말을 고른다. 문제가 보여도 우선 시킨 대로 하고, 불편한 이야기는 동료들끼리 나눈다.
그러면 정작 결정하는 사람에게는 듣기 좋은 이야기만 도착한다. 현실과 판단 사이에 거리가 생기는데, 본인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누군가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줄 때의 반응이 중요하다. 당장은 기분이 상해도 이유를 묻고, 맞는 말이면 결정을 바꿀 수 있어야 다음에도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니 묘하게 닮아 있다. 내 말이 쉽게 통하고, 내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내 판단에 토를 다는 사람이 사라진다. 당사자에게는 회사 생활이 꽤 편해지는 조건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 조심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내 말이 너무 쉽게 통한다면, 회의가 끝난 뒤 한번쯤 물어보면 좋겠다.
“아까 제 의견에 걸리는 부분은 없었어요?”
그리고 답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번에는 끝까지 들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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